본문 바로가기
Part 1 : in Japan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말을 들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나

by 로즈마카롱 2021. 9. 5.
728x90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말을 들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나

 

2020년 11월 12일


  오랜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선 친한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한참이었다. 예전부터 자신의 가정을 갖는 것에 대한 로망이 깊던 M이 그녀의 지인처럼 얼른 결혼하고 싶다며 운을 뗀 것이다. 이에 대학 때부터 첫사랑과 안정된 연애를 해온 G, 많은 경험을 뒤로한 채 자리 잡은 H도 이젠 남 일 같지 않다며 현재 연인과의 결혼을 의식하는 듯 맞장구쳤다. 여전히 20대 중반은 젊기만 하고 결혼이 멀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얘기였다. 게다가 나는 단톡방에 있는 친구들과 달리 어떠한 관계에도 속하지 않은 싱글이었기에, 그 순간 화면에 뜬

  “너라면 당연히 늘 혼자여도 괜찮을 거 같아. 평생 싱글이라도, 아주 잘 살거야.”

  라던 G의 메시지가 고마웠다. 에둘러 내가 할 말을 찾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민망하지 않았으니까. 민망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었음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생활 속 연애를 독립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만이 비로소 건강한 연애가 가능하다. 그러나 독립적인 여성은 자신의 생활에 만족이 높아 연인을 필요로 하지 않고도 지내는 경우가 다분하다. 그렇다면, 연인의 부재에 대한 외로움을 느끼는 여성은 결코 독립적인 여성이 아니게 되는 걸까. 연인을 필요로 하여 매사에 연애하고 있는 여성은 평생 독립적인 여성이 되지 못하는 걸까. 마치 독립적인 여성이 되는 것에 성공한 것처럼 비추어지는 '나'와 같은 여성들에게 '그러니 당신은 평생을 혼자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정말 격려의 말일까.

  적어도 G를 포함한 주변인들이 바라본 나는, 굉장히 독립적인 여성이라고 했다. 그 덕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항상 연인이 곁에 있길 바라는 몇몇 사람들의 연애를 보며,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에 묘한 우월감을 느꼈다. 이는 연애 공백이 길어짐에 따라 묘한 부러움에 변질하기도 했지만 말이다. 진짜 독립적인 여성이라면 느낄 일 없는 묘한 우월감 그리고 부러움…

  독립적인 여성이 ‘평생을 혼자 살아갈 힘을 가진 사람’ 그 이상으로, 각자의 생활 속에서 ‘건강한 밸런스를 띈 연애가 가능한 사람’이라는 의미에 주목해주었으면 한다. 글쓰기, 필라테스, 넷플릭싱 그리고 미술 작품 감상 등 몇 가지씩이나 되는 취미 생활로, 스스로 외로움을 메꿀 줄 안다고 해서 혼자가 괜찮은 것은 아니다. 이 중 무엇 하나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연인이 있다면, 분명 그편이 백 배는 기쁠 것이다. 독립적인 사람이냐 아니냐와는 관계없이 누구든 연애할 수 있고 연애를 쉬어 갈 수 있기에, 혼자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독립적인 사람이라 꼭 단정 지을 수 없을 것이다. 연인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생활과 연애에 구분 없이, 자신다운 독립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진짜 독립적인 태도가 아닐까? 그저 모두에게서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말을 들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나도, 위태로운 외줄에서 내려와야 한다. 공중에 떠 있던 두 발이 비로소 바닥에 닿아 안정감을 느끼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내면의 진심을 마주해야 한다. 지금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진짜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외면하고 있진 않은지… 만면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