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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6

그냥 알아도 모르는 척 모르는 게 약인 것처럼 그냥 알아도 모르는 척 모르는 게 약인 것처럼 2022년 10월 7일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어쩌면 마음에만 있는 소리를 했다. 내 마음속에만 머물러 있는 생각이라 절대 행동으로 옮기거나 직접 실천할 수는 없는, 그런 이상적이기만 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A에게 했다. A는 최근 그녀의 연인에게 신뢰 문제를 겪고 있다. 사실 내게 있어 연애와 믿음은 거의 같은 단어라고 부풀려 말할 수 있을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다. ‘그’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생겨야 비로소 연애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 시간이 흘러 서로가 연락 빈도가 줄고 몸이 멀어지는 때가 와도 믿음 하나로 계속해서 사랑해 나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내가 연인에게 신뢰 문제를 느끼고 더 이상 그를 믿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소중한 친.. 2022. 10. 9.
타로 카드 점괘가 맞아 떨어 지기를 믿고 싶어진 나 타로 카드 점괘가 맞아 떨어 지기를 믿고 싶어진 나 2021년 10월 29일 “이시이 유카리의 별자리 운세를 처음 읽었던 건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였을 거야. 그게 벌써 8년 전인가? 나도 한 가지에 빠지면 징하게 좋아하나 봐. 점술도 예외는 아니네.” 18살짜리 소녀가 진지하게 별자리 운세 같은걸 찾아본다는 것은 꽤나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일 수도 있다. 2010년도 초반, 그 당시 타로점이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덕에 타로든 별자리 운세든 10대의 우리들도 별다른 이질감없이 즐길 수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방과 후 쇼핑가에 자리 잡은 타로 카드 가게로 우르르 몰려가 짝남과의 연애운을 점치는 것이 우리들 사이에서의 대유행이었다.) 또한 오롯이 달의 움직임과 별의 기운으로 점치는 이시이 유카리의 운세.. 2022. 1. 23.
그와 재회한 후에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그와 재회한 후에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2021년 5월 6일 1년 중 가장 행사가 많은 5월이 시작되었다. 일본은 골든 위크 기간으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떠들썩했고, 한국은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가족과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분주해졌다. 사실 어느 쪽도 20대 싱글 여성에게는 중요한 날은 아니었다. (일본의 어머니의 날과 한국의 어버이날은 물론 중요하다.) 그렇듯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의 시작이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오스틴에서 인턴을 하던 시절, 줄곧 잘 챙겨주시던 오빠 T에게서 청첩장이 도착한 것이었다. ‘온전히 내 이름 앞으로 도착한 인생 첫 청첩장이구나!’ 감상에 빠지기도 잠시, 바로 J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T와 J는 그 당시에도 이미 절친한 사이였기에 서.. 2021. 11. 18.
오늘도 여전히 마마의 미래를 꿈꾸며 오늘도 여전히 마마의 미래를 꿈꾸며 2020년 12월 18일 오늘은 입사 동기인 Y가 관리하는 세이유(할인 마트) 네리마 지점에 그녀의 보조 역할로 동행하는 날이었다. 우린 창고에 쌓여 있는 재고를 꺼내어 들고 일용품 코너를 향했다. “S사에서 오셨네요? 항상 수고 많으셔요.” “S사에서 자주 와주시는 덕에 코너 정리가 전보다 수월해요.” 다정한 주부 직원들의 인사 속에서 말이다. 그렇게 담당 코너에 도착해 각자의 일에 한참을 열중하던 중, 갑작스레 어딘가 들뜬 표정으로 Y가 말을 거는 것이었다. “나도 저런 마마(엄마)가 되고 싶어. 3년 후쯤 아이가 생기면 육아에 전념해야 할 테니까. 지금 다니는 우리 회사는 그만두고 오전에 잠깐 할인 마트에 출근하는 거지. 정말 행복할 거 같지 않니?” 나는 그녀의.. 2021. 10. 10.
경험의 횟수가 많아질 뿐 그 깊이를 마저 감당하진 경험의 횟수가 많아질 뿐 그 깊이를 마저 감당하진 2020년 12월 2일 흔히들 연애를 많이 해 본 여성이 똑똑한 결혼을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똑똑한 결혼이란 외적인 조건은 자신보다 못하지만 경제적 조건이 월등히 안정되어 있으며 최악의 궁합은 피한 그런 커플을 정의하는 말이라고 하겠다. (진정한 사랑을 기반으로 한 결혼을, 감히 남성편력이 화려한 여성의 똑똑한 결혼이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다.) 그렇다면 연애 경험이 많은 남성의 경우는 어떨까? 그들이 말하는 똑똑한 결혼은 어떤 것일까? 교내 이벤트에 참가하며 알게 된 H는 그 당시 19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으로 목격한 것만 10개국 이상의 다른 여성과 데이트했던 대단한 글로벌 플레이어였다. 마찬가지로 어렸던 내 눈에 H는 꽤나 감정을 배제한.. 2021. 9. 26.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말을 들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나 독립적인 여성이라는 말을 들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나 2020년 11월 12일  오랜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선 친한 지인의 결혼식에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한참이었다. 예전부터 자신의 가정을 갖는 것에 대한 로망이 깊던 M이 그녀의 지인처럼 얼른 결혼하고 싶다며 운을 뗀 것이다. 이에 대학 때부터 첫사랑과 안정된 연애를 해온 G, 많은 경험을 뒤로한 채 자리 잡은 H도 이젠 남 일 같지 않다며 현재 연인과의 결혼을 의식하는 듯 맞장구쳤다. 여전히 20대 중반은 젊기만 하고 결혼이 멀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얘기였다. 게다가 나는 단톡방에 있는 친구들과 달리 어떠한 관계에도 속하지 않은 싱글이었기에, 그 순간 화면에 뜬  “너라면 당연히 늘 혼자여도 괜찮을 거 같아. 평생 싱글이라도, 아주 잘 살거야.”  라던 .. 2021.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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