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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재회한 후에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2021년 5월 6일
1년 중 가장 행사가 많은 5월이 시작되었다. 일본은 골든 위크 기간으로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떠들썩했고, 한국은 어린이 날을 시작으로 가족과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분주해졌다. 사실 어느 쪽도 20대 싱글 여성에게는 중요한 날은 아니었다. (일본의 어머니의 날과 한국의 어버이날은 물론 중요하다.) 그렇듯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의 시작이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오스틴에서 인턴을 하던 시절, 줄곧 잘 챙겨주시던 오빠 T에게서 청첩장이 도착한 것이었다.
‘온전히 내 이름 앞으로 도착한 인생 첫 청첩장이구나!’
감상에 빠지기도 잠시, 바로 J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T와 J는 그 당시에도 이미 절친한 사이였기에 서로의 결혼식에 불참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늘이 내 인생이라는 영화 중 한 장면이라면, 이 플롯은 정해진 결말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줄곧 J와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후속편을 그려왔다. 마치 그가 ‘나’라는 여자 주인공보다도 관객이 더 빨리 눈치채곤 하는 운명의 상대가 아닐까 하고 상상했다. 하지만 그와 재회한 후에도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더 이상 언제 개봉될지 모르는 그 영화에 출연하는 일은 그만두어야겠다고 조심스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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