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타고난 행운을 가진 아이
2021년 5월 2일
온종일 가만히 보내다가도 불현듯 생각난 추억에 급히 노트북을 켜고 즐겁게 칼럼을 적어 내려가는 것은, 내 하루 중 가장 큰 ‘행복’이다. 오롯이 담은 나의 생각으로 완성된 글을 세상 모두에게 닿을 수 있다는 것은, 내 일상 속 더 없는 ‘행운’이다. 더 나아가 나의 문장들이 누군가의 마음 속에 깊이 남아 그의 연애에 해답이 되어줄 수 있다면… 이것은 분명 내 인생 최대의 ‘축복’일 것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타고난 행운을 가진 아이였다.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곧잘 실행에 옮겼고 무엇이든 금방 눈에 보이는 성과로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내가 행운을 가진 아이라 그 모든 것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나는 어릴 적부터 축복 같은 가정 환경 속에서 자라난 아이였다. 사람들은 화기애애하다 못해 사랑이 넘쳐 흐르는 가족들과 내가 만들어낸 수 만 가지의 행운을 보고 축복이라 말했다. 부족함 없이 사는 아이는 걱정거리도 없는 축복 속에 살아 간다고 말했다.
24살의 나는 기껏 복직한 직장을 반 년 만에 그만 두어 무직이 되었다. 지진에 견디다 못해 도쿄의 맨션은 처분했으며 남은 잔고는 게이오 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가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내가 가졌던 ‘행운’들이 한 꺼 번에 사라져 버린 걸까. ‘축복’할 모든 일들이 한 순간에 자취를 감춰버린 걸까.
사실은 아무것도 쉽게 얻어지는 것 따위는 없다 믿으며 부단히 노력하던 아이가 있었다. 행동하며 노력한 끝에 마지막 운을 기도한다. 사실은 얻어진 축복을 지키려고 이곳 저곳 다쳐가며 싸워온 아이가 있었다. 망가진 곳에 축을 세우고 복의 기운을 불러 넣으려 안간힘을 쓴다. 내가 정녕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혹은 내가 죽어도 못 견디는 게 무엇인지를 이제야 깨달았는데, 사람들은 이제 와서 모든 ‘행운’과 ‘축복’을 버리고 어디로 도망가냐고 묻는 거 같았다. 보여지는 것에 부응하며 살아가는 것은 그만하고 싶다. 그만하겠다고 정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행운’을 만들어 본다. 작은 행운들을 모두 모아 ‘축복’하며 살아간 끝에는 진정으로 ‘행복’한 내가 되어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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