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art 1 : in Japan/Love, Men

나와 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심장의 모양

by 로즈마카롱 2021. 10. 28.
728x90

나와 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심장의 모양

 

2021년 3월 18일

 

  어느 부족에선 아기가 울퉁불퉁한 모양의 심장을 갖고 태어난다고 했다. 그 울퉁불퉁한 모양의 심장은, 아기가 어른이 되며 성숙해지는 과정 속에서 점점 둥글어진다 믿었다. 이는 마치 사랑하는 상대와 관계의 모양을 만들어 가는 정의에서의 ‘연애’와도 일맥상통하는데, 더욱이 울퉁불퉁한 태초의 심장은 '불안정한' 연애 그리고 둥그런 심장은 '안정감 있는' 연애와 닮아있는 것이라 느껴졌다.

  20대 중반이 된 지금, 운명의 상대를 만나 일찍이도 둥그런 심장을 만들어낸 커플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또한 그 심장이 결혼이라는 영원의 결실을 맺고, 그들의 처음과 똑 닮은 울퉁불퉁한 심장(아기)을 낳기도 했는데, 그런 안정적인 연애에 골인한 커플들은, 애초에 비교적 덜 울퉁불퉁한 심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작은 의심을 들게 했다. 적어도 내 심장의 모양보다 둥근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그런 그들과는 달리 어른이 된 후에도 둥그런 심장(안정감 있는 연애)을 갖지 못해 아파하는 싱글 여성 중 한 명이었다. 내가 만들어온 연애는 마치 불안정한 심장의 모양을 대표하기라도 하듯, 채 다듬어지지 못해 삐뚤빼뚤 모난 모양의 것이었다.

  어떤 연애에선 내 심장이 부서져 둥그러질 때까지 스스로에게 상처주기를 반복했었다. 안정감을 만들기 위해 나를 감추고 무엇이든 맞춰주기에만 급급했다. 또 어떤 연애에선, 그의 심장이 부서져 둥그러질 때까지 상대에게 상처 주기도 했다. 안정감을 찾기 위해 그를 감추고 무엇이든 맞춰주기만을 바랬다. 불안정한 자신의 모양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상처 받고 주길 반복하며 이상적인 연애만을 쫓아가려고만 했었다.

  그러나 애초부터 둥그런 모양의 심장 따위만이 진짜 연애 일리가 없었다. 다소 울퉁불퉁할지라도... 진실된 사랑 속에서 서로의 모난 부분을 깎아주고 깎이길 반복하면, 언젠가 ‘나와 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심장의 모양’이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728x90

댓글